같은 두통, 같은 어지럼증인데 왜 사람마다 다를까요?
김병현 원장 · 게시 2026년 10월 18일 · 수정 2026년 10월 18일
안녕하세요.
사람마다 다름을 알고,
핵심을 치유하는 사상침한의원 김병현 원장입니다.
두통과 어지럼증을 중심으로 진료하면서 느낀 점들을 앞으로 글을 통해 하나씩 풀어보려 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면
같은 ‘두통’과 ‘어지럼증’이라는 말 안에도 전혀 다른 모습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진료실에서 접한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저는 이런 차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슷한 스트레스와 병증, 그러나 다른 양상
다음은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제외하고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사례입니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가족관계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두통과 어지럼증뿐 아니라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 이명 등을 함께 호소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상당히 비슷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달랐습니다.
A 환자는 어지럼증이 있을 때 속이 미식거리고 머리가 맑지 않았으며,
두통이 있을 때 머리를 눌러주면 편해졌습니다.
평소 추위를 많이 타서 여름에도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싫어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얼굴로 열이 오르는 느낌은 있었지만,
평소 몸 전체의 상태를 살펴보면 추위를 많이 타는 분이었습니다.
반면 B 환자는 미식거림 없이 어지럼증을 겪었고, 뒷머리 쪽으로 두통이 두드러졌습니다.
입이 쓰고 손발과 등에 열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위로 열이 치솟는 느낌이 워낙 심해서 그 상태를
“마치 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두통과 어지럼증을 겪고 있었지만,
몸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상당히 달랐던 것입니다.
먼저, 스트레스를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한의학에서는 오랫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함께 나타나는
몸과 마음의 여러 변화를 화(火)의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흔히 사용하는 화병(火病)이라는 말에도 이 화(火)라는 글자가 들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갑자기 열이 위로 치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맑지 않고 아프기도 하잖아요.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氣血虛而有火, 頭痛, 頭旋眼黑
기혈이 허한 상태에서 화(火)가 있으면
두통이 생기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같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모습의 화(火)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화(火)라도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은 다릅니다
두 환자 모두 오랜 스트레스와 함께 두통과 어지럼증을 겪고 있었지만,
화(火)가 나타나는 양상에는 두드러진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살펴볼 때 실화(實火)와 허화(虛火)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동의보감의 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實火, 內外皆熱, 口渴, 日夜潮熱
실화(實火)는 몸의 안팎으로 열이 나타나고,
갈증이 있으며, 밤낮으로 열이 이어지는 양상으로 설명합니다.
虛火, 潮熱有間, 口燥不渴
허화(虛火)는 열이 계속 이어지기보다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입은 마르지만 물을 찾는 갈증은 심하지 않은 양상으로 설명합니다.
실화와 허화는 단순히 열이 강하고 약한 차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열이 어떤 몸의 상태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가를 구분하는 한의학적 개념입니다.
이러한 기준과 두 환자의 평소 몸 상태를 함께 살펴보았을 때,
저는 A 환자에게서는 허화(虛火)의 양상이,
B 환자에게서는 실화(實火)의 양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저는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두 환자의 타고난 체질적 차이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사람마다 다른 특성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形色旣殊, 藏府亦異, 外證雖同, 治法逈別
사람마다 형색이 다르고 장부의 상태도 다르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같더라도 치료법은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구절은 제가 진료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진단명은 같아도, 사람은 다릅니다.
같은 두통과 어지럼증이라도 병증의 양상이 다르고,
평소 소화와 수면 상태가 다르며, 추위와 더위에 대한 반응도 다릅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방식 역시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진료할 때 병증의 이름만으로 환자를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어떤 병증을 겪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병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함께 살펴봅니다.
두통이나 어지럼증뿐 아니라 다른 병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이야기를 통해 같은 두통이나 어지럼증이라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두통과 어지럼증을 하나의 창으로 삼아,
증상 너머에 있는 몸과 삶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상침한의원 김병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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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바라보는 한의학적 관점을 소개하기 위한 건강정보입니다. 실제 증상의 원인과 진료 방향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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