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을 앓고 난 뒤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김병현 원장 · 게시 2026년 10월 18일 · 수정 2026년 10월 18일

안녕하세요.
사람마다 다름을 알고,
핵심을 치유하는 사상침한의원 김병현 원장입니다.

오늘은 어지럼증 환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가면 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석증은 귀 안에서 평형감각에 관여하는 이석이라는 작은 돌이 제 위치에서 벗어나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서 생깁니다.

그런데 왜 이석이 제 위치에서 벗어나는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노화나 외상 등 여러 요인이 관련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석증 이외에도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가면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으로 진단받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진단명도 필요합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는 진단명이 환자가 겪고 있는 현재의 상태를 설명해 줄 뿐,
왜 이런 상태가 생겼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른 관점에서 몸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편이 계속된다면,
환자의 평소 몸 상태와 체질까지 함께 살펴보는 한의학적 진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병을 앓은 뒤 시작된 어지럼증

진료실에서 접했던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 아래 내용은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병력과 증상 표현을 일반화한 사례입니다.

이 환자는 과거 큰 병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몸에 기운이 없고 어지럼증이 생겼습니다.

오전에는 잠시 기운이 나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지치고 머리가 무겁고 맑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귀울림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큰 병을 앍고 난 뒤 어지러움

이 환자의 경우에는 단순히 어지럼증이라는 증상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어지럼증이 언제부터 생겼는지가 중요합니다.

큰 병을 겪고 나면 몸의 기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환자는 큰 병을 앓은 뒤 몸의 기운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어지럼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지럼증뿐 아니라 쉽게 지치는 피로감, 머리의 묵직함, 귀울림이 함께 나타났다는 것도 진료할 때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과거의 병력과 치료 경과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이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종합하면서 큰 병을 앓은 뒤 나타난 기혈(氣血) 부족의 양상에 주목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큰 병을 앓은 뒤의 몸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동의보감을 보면,

大病後, 氣虛頭痛

큰 병을 앓고 나면 기가 허해져 머리가 아플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조문을 보면,

大病後, 嘈嘈而鳴

큰 병을 앓은 뒤 귀울림이 나타나는 양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문 하나 더 보겠습니다.

眩暈, 盖虛者, 氣與血也.

어지럼증을 기와 혈의 부족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 구절입니다.

이런 동의보감 조문들을 보면, 한의학에서는 큰 병을 앓은 뒤 나타나는 두통과 어지럼증, 귀울림 등을 기혈의 상태와 연결해 살펴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

저 역시 앞서 말씀드린 환자에게서 큰 병을 앓은 뒤 기혈이 부족해진 양상이 뚜렷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꼭 큰 병까지는 아니더라도 과로나 무리한 생활 이후 어지럼증과 두통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기를 보충하고, 한의학적으로 말하는 혈을 보충하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기와 혈을 보충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혈을 보충한다고 하니까
어떤 분은 그럼 수혈을 받아야 하느냐고 묻기도 하고,
피가 부족한 것을 빈혈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는 혈을 보충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와는 조금 다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혈(氣血)은 단순히 혈액의 양이나 빈혈 수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기력과 영양 상태, 여러 기능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전통적인 개념입니다.

이렇게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기와 혈을 보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전통적인 한의학의 보약 개념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와 혈을 어떻게 보충해야 할까요?


보약은 누구에게나 좋은 약일까요?

최근에는 보약을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혹은 수액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하지만 한의학에서 말하는 보약은 그런 개념과는 조금 다릅니다.

홍삼이나 인삼은 전통적으로 기력을 보충하는 데 사용해 온 약재입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다 맞는 약은 아닙니다.

인삼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사용했을 때 그 사람에게 좋은 약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산삼이라도 산삼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거나,
산삼을 먹으면 안 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되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재가 얼마나 귀한가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맞는 처방인가 하는 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두통, 어지러움 한약처방

환자에게 맞으면 길가의 들풀도 천금보다 귀한 약이 되고,
환자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리 귀한 약이라도 해롭다.

이것이 저희 한의원의 모토이자 지향점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해서 그 사람에게 맞는 치료법과 처방을 찾아가는 능력.

저는 이것이 의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진료를 위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상침한의원 김병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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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와 한의학적 진료 관점을 설명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개인의 병력과 증상에 따라 필요한 평가와 치료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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